또리그어

ED
모든 인간에게

.

 

 

창민:
rolling 3d6*5
(
5
+
4
+
1
)
*5
=
50
짭트로
인트로
짭트로
시민:저기요, 괜찮으세요? 저기요?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몇 번이나 되묻습니다.
이런, 너무 얼빠져 있었네요.
너무 터무니없는 상황이라 잠깐 넋을 놓고 있었더니…
눈앞의 사람은 진심으로 당신을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은 장을 보러 가던 행인으로, 간단한 대화가 가능합니다.
헤즈:살아있네... 아니 잠깐, 이게 아니지.
혹시 오늘 날짜 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시민:네? 그거야…
행인은 휴대용 전자기기로 연도와 날짜를 확인하더니 당신에게 알려줍니다.
오늘은 당신이 죽은 날로부터 정확히 100년 후입니다.
헤즈:여긴 어디고.. 그렇지, 저기! 저 전광판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시민:중앙관리체제가 있는 안전지대의 중심부잖아요. 제일 번화가에 있으면서 왜 그러세요?
... 네? 제오르지아 님을 모르신다고요?
행인의 눈에 순간 당신을 의심하는 빛이 스쳐 지나갑니다.
시민:기억 상실이라도 왔나요? 안전지대의 관리자시잖아요.
헤즈:...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기억이 오락가락 해서요~ 저 위~대하신 관리자님에게 대해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시민:이것 참, 곤란한 분이시네요.
제오르지아님은 말 그대로 안전지대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고 계세요.
행인은 자세히 덧붙입니다.
기본적인 정치를 비롯해 법 제정부터 재판까지 직접?
그건 그냥 독재자 아닌가요?
행인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짧게 말합니다.
시민:이만 가봐야겠어요. 오늘은 죽은 아내가 돌아오는 날이거든요.
헤즈:주, 죽은 사람이 어떻게 돌아와요~ 크리쳐도 아니고....
행인은 한층 더 이상한 눈으로 당신을 응시합니다.
시민:정말, 왜 그러세요!
죽은 사람은 장례로부터 1년 후에 돌아오는 게 당연하잖아요?
…이 세계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가요?
장례에 관해 묻는다면,
안드로이드를 만들 수 있도록 시체를 관리자에게 보내는 것이 장례라고 합니다.
100년동안 늙지도 죽지도 않는 제오르지아에 관해선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습니다.
그야, 이 클리셰 SF 시나리오는 죽은 사람도 돌아오는 세계관이 되어버렸거든요.
여러모로 충격적인 상황에
헤즈: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핸드아웃이 지급됩니다.
정보 수집이 끝나면 헤즈는 상황을 대강 파악합니다.
즉 그런 뜻입니다.
제오르지아는 독재자고, 조금 많이 미쳤습니다.
그보다 100년 후라면 제오르지아는 어떻게 그때와 똑같은 모습인 걸까요?
분명 그 때, 마지막으로 본 제오르지아는 분명히…
헤즈: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인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던 피는 눈물과 섞여 뺨을 타고 흘러내렸죠.
헤즈:오, ...관리자 분을 만나고 싶은데 그러려면 어디로 가야할까요?
행인에게 제오르지아가 어디에 있는지 묻는다면
도시 중심부에 있는 가장 높은 건물을 가리킵니다.
아, 저곳은… AOC의 건물입니다.
행인이 손을 거두며 작게 중얼거립니다.
시민:그런데,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으려나?
댁은 제오르지아님의 뭐라도 되슈?
헤즈:(먹금함) 고고~
AOC로 가는 길,
헤즈는 새로운 안전지대의 시민들을 봅니다.
안드로이드의 연인이 된 사람,
제오르지아를 신으로 모시는 사람,
발달된 기술의 힘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
여러 사람들이 있지만 제오르지아의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치 모두가 반드시 행복해지는 꿈을 꾸는 것 같아요.
한층 더 세련된 외관으로 단장한 AOC 건물의 입구로 진입하면,
당연하게도 그 앞을 지키고 선 사람들이 당신을 제지합니다.
제오르지아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는 이 벽을 넘어야겠죠!
어떤 수단을 써도 좋습니다.
헤즈:한 번만 열어주세요~
아아아아~
네? (0.<)
경호원:... 누구신데 이러는 건가요? 미리 약속을 잡고 오시지 않으면 곤란합니다...
헤즈:(하...ㅅㅂ)
허억..?!
헤즈는~ 약속 같은거 잘 모르겠눈데~
열어주시면 안될까용...?
경호원:...
연락이라도 한 번 넣어보겠습니다/
안 된다고 하시면 돌아가셔야 합니다.
경호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딘가에 연락을 넣습니다.
경호원:올라오시라고 하네요.
헤즈:봤냐? 그럼 난 간다~ 수고~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이 헤즈를 들여 보내면,
헤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당신을 태운 기기는 빠른 속도로 제오르지아가 있는 곳까지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는 유리로 되어있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헤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가장 높은 건물보다도 높은 하늘,
검은 상자가 허공에 떠 있습니다.
청색 전류가 흐르는 물건은 마치 감시카메라 같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면, 수행원이 당신을 안내합니다.
최고층의 가장 안쪽 방,
소장실이 있던 곳은 이제 제오르지아가 차지했습니다.
문득 영문 모를 불안이 목구멍까지 차오릅니다.
수행원이 문을 열면, 헤즈는 제오르지아와 재회합니다.
전면 유리창을 향해 돌아선 뒷모습이 낯익습니다.
인기척을 느낀 듯 천천히 돌아보는 제오르지아의 얼굴에는
화면과 똑같이 안대가 자리를 차지 하고 있습니다.
100년이라는 세월은 정말 실감 나지 않습니다.
그야, 둘은 이렇게나 그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걸요.
잠시간의 침묵, 제오르지아의 표정을 읽기 어렵습니다.
제오르지아:헤즈!
제오르지아는 밝게 헤즈의 이름을 읊조립니다.
그는 당신에게 천천히 다가오며,
감회에 젖은 듯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여전히 그는 표정을 읽기 어렵습니다.
가느다란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의 이마를 타고 내려오나 싶더니,
안대 위에 안착합니다.
제오르지아: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
헤즈:제르...! 너 막.. 안드로이드 같은 거 아니지? 진짜 제르 맞아?
제오르지아:하하! 대체 월 보고 온 거야? 그럼, 가짜일 리가 없잖아.
헤즈:우와, 내 친구가 안전지대의 관리자라니... 대단하네! 역시 잘 살고 있을 줄 알았어!
제오르지아:어때~ 막 거리감 느껴지고 그러나? ...그러네, 응.
제오르지아는 한 손을 가볍게 들어 올리는 것으로 대화를 단절합니다.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싶더니,
이내 그는 그대로 손 모양을 바꿔 옆을 가리킵니다.
제오르지아:오느라 고생하진 않았어? 우선, 식사라도 하면서 이야기하는 게 어때?
그렇게 말하고 그는 헤즈를 최상층의 식당으로 안내합니다.
제오르지아:헤즈 네가 없던 사이에 여러 가지로 일이 많았거든.
새하얀 테이블보가 깔린 직사각형 식탁 위로
섬세하게 세공된 은색 식기들이 하나둘 올라갑니다.
따뜻한 수프와 바게트,
소스와 아스파라 거스가 어우러진 폭립 스테이크와 풍미가 훌륭한 와인까지!
접시마다 담긴 음식은 전부 식욕을 돋우는 것들이라,
헤즈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킵니다.
그러고 보니 식사를 꽤 굶은 것 같아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제오르지아는 포크와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며 먼저 식사를 시작합니다.
접시가 가볍게 눌리며 테이블 시트가 약간 구겨집니다.
디너 테이블의 끝과 끝,
확실한 거리감 사이에서 입을 먼저 뗀 사람은 제오르지아입니다.
제오르지아: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그래, 벌써 100년이나 지났어.
안심해도 좋아, 헤즈가 목숨과 맞바꿔 지킨 안전지대는 내가 보호하고 있으니까.
헤즈의 유지를 이어받을 사람이 내가 아니면 또 누가 있겠어?
이 세계에서는 아무도 굶지 않고, 아무도 외로워하지 않고, 아무도 죄를 범하지 않아.
오로지 내 통제와 계산으로만 굴러가고 있으니까.
헤즈:그래, 제르니까 잘 하겠지. 강하고... 여러모로 대단하니까! 내가 안전지대의 관리자였다면 사람들은 다 굶어 죽고 난리도 아니었을걸?
제오르지아:뭐야? 왜 이리 낯간지럽게 추켜 세워주고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 혹시 시민들 몫까지 다 먹어치울까봐?
헤즈:아? 그거 무슨 뜻이야. 또 식탐 어쩌고 최강의 돼지 어쩌고 같은 소리 하려고 그러는거지? ... 나 그정도로 많이 먹나.
제오르지아:말도 마 돼지야. ...농담이야. 결국 나한테 옮은 거잖아?
나도 물론 처음부터 완벽했던 건 아니야... 다 깨달은 게 있어서 그런 거지.
헤즈:뭘 깨달았는데?
제오르지아:그 날 기억나?
네가 보여준 숭고한 희생을.
그 때 깨달았어. 네가 지킨 세상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나의 정의라고 믿어.
… 음. 아직 잘 이해가 안돼?
네가 알려줬잖아.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선 다소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문득 헤즈는 가벼운 현기증을 느낍니다.
만찬 속 와인의 도수가 높았던가요?
화끈거리는 체온, 약간의 구토감.
확실한 몸의 이상 신호를 느끼는 가운데
제오르지아는 말을 멈추지 않습니다.
제오르지아:헤즈에겐 늘 고마운 마음 뿐이야.
그 사건이 없었다면 진정한 평화란 무엇인지 평생 몰랐을 테니까.
그러니까,
휘청,
헤즈는 기울어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대로 수프 그릇에 뺨을 처박습니다.
새하얀 크림 수프 위로 붉은 포도주가 흐릅니다.
아니, 아니죠.
이건 당신의 피입니다.
눈, 코, 입, 양 귀에서부터 미친 듯이 피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팔도, 다리도, 마치 육체의 주도권을 잃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제오르지아:그만 찾아와.
매번 말했지. 소중한 너를 죽이는 것도 힘들다고.
제오르지아는 헤즈가 수프 위에 코를 박거나 의자째로 넘어지거나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고기를 써는 중입니다.
헤즈가 완전히 의식을 잃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어딘가에 통화를 거는 제오르지아의 모습입니다.
그는 당신에게 조금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 SYSTEM :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헤즈의 '소중한' 기억이 일부 회복됩니다. ]
헤즈는 거친 호흡과 함께 눈을 뜹니다.
깜빡, 깜빡.
이곳은 가정집입니다.
커튼 위에는 색색의 싸구려 전구가 당신의 눈꺼풀과 함께 깜빡이며
알록달록한 빛을 내고 있습니다.
TV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선 B급 클리셰 SF 영화가 방송되고 있습니다.
이런, 주인공은 악당의 계략에 당해 수프 그릇에 코를 처박고 죽어버렸네요.
제오르지아:그새 잠들기는!
하긴, 재미가 없으니 그럴 법도 하지?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홀짝이던 제오르지아가 문턱에 기댄 채 조금 웃습니다.
뺨에 남은 시트 자국이 선명합니다.
내내 누워있었나 봐요.
제오르지아:슬슬 일어나서 케이크부터 준비하자. 모처럼의 크리스마스 파티니까!
당신을 재촉하는 목소리가 잠결처럼 몽롱합니다.
꿈을 꿨나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문득, 이대로도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면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헤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허공에 뜬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익숙한 색깔의 눈알은 청색으로 빛나고 있어요.
한참 바라보면 천천히 기억의 파편이 돌아옵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신에게는 할 일이 있습니다.
그때, 제오르지아가 당신에게 머그잔을 내밉니다.
제오르지아:오늘 정도는 쉬어도 괜찮지 않겠어?
우리 둘 다 기대했던 파티잖아.
... 조금만 더 곁에 있어 주라.
같은 말을 하면서요.
헤즈:... 아니, 잠깐만. 할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가봐야 할 것 같아.
어.. 뭐였을까~ 우리 둘이서 케이크 하나는 부족할테니까 하나를 더 사오는 걸로 할까~
제오르지아:충분히 사왔잖아? 부족할 리도 없고.
... 다른 이유가 있는 거지?
헤즈:... 그래,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제르는 제르가 아닌 것 같아.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거리감이 느껴져.
나가서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파악을 좀 해봐야겠어.
제오르지아:...
제오르지아는 약간 쓸쓸한 표정으로 소파 옆자리에 앉습니다.
푹신한 소파에 잠기듯 기댄 그는 천천히 눈을 감으며 읊조립니다.
제오르지아:후회할 지도 몰라.
헤즈 혼자 짊어지기엔 아주 많이 아플 거고, 아주 많이 괴로워질 거야.
이제 전부 내려놓고 쉬어도 돼. 모두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 따위는 한참이나 멀어졌잖아?
…영웅 놀이는 지겹다며, 그럼 헤즈는 누굴 지키기 위해 싸우는 거야?
헤즈:... AOC를 위해서 싸우는게 아니야. 나는...
그래, 나는 너랑 같이 싸우는 게 좋았어! 너랑 같이 사람들을 지키면 정말 뭐라도 된 것 같았거든.
제오르지아:This message has been hidden.
헤즈:그리고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 때마다 제르가 나를 지켜줬잖아. 때문인가? 언제부터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너를 위해 싸우고 있었어. 그건, 지금도 그 후에도 변치 않을 마음이야.
...10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무슨 일이 아주 제대로 있었던 모양인데 잘 되지는 않겠지만 상황을 원래대로 돌려놔야겠어. 적어도 내가 아는 제오르지아는 영웅 놀이가 지겹다는 말을 절대 안 할 타입이거든.
100년 후, 크리쳐는 사라졌지만,
세계는 이전보다도 기이해졌습니다.
제오르지아는 이상해졌고,
기억은 여전히 엉망진창입니다.
소중했던 건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이내 실내의 모든 조명이 꺼집니다.
문 앞의 조명을 제외하고요.
소파에 앉은 제오르지아는 당신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오롯이 당신 혼자만의 싸움입니다.
현관문은 오늘따라 단단하고 굳게 잠겨 있지만,
헤즈가 손잡이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쉽게 열립니다.
헤즈: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문고리를 돌릴 때 작은 목소리를 듣습니다.
제오르지아:그럼, 나답지 않은 김에 한마디 더.
다녀왔다고… 한 번 쯤은 말해줄래?
제오르지아의 목소리입니다.
이번에야말로 거센 기침과 함께 눈을 뜹니다.
시야가 어둡고,
여긴 정말…엄청나게 춥네요!
누워있는 바닥은 이상하게 불편하며, 퀴퀴한 냄새까지 납니다.
어둠에 양 눈이 익숙해지기까지 약간 시간이 걸립니다.
익숙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팔다리가 무거워 마음껏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헤즈:
건강
기준치: 99/49/19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간신히 고개를 돌린 헤즈는 낯선 얼굴과 눈이 마주칩니다.
그러니까, 사람의 얼굴입니다. 전혀 생기가 없지만!
잠깐, 이거 시체 아닌가요?
헤즈: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1
이상하게도 시체는 전혀 부패하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씨름하던 그 때,
팟! 하는 소리와 함께 손전등 같은 조명이 켜집니다.
작은 조명을 든 사람은 무언가를 찾는 듯 시체 더미를 뒤적거리고 있습니다.
헤즈가 인기척을 낸다면 조금 더 빨리,
숨는다면 조금 더 늦게 그 사람은 당신을 찾아냅니다.
낯익은 이목구비는 분명히…
로먼입니다.
그때와 똑같은 연령대와 얼굴이라는 사실에서 위화감을 느낍니다.
로먼:... 오!
여기에 있었네요.
작은 중얼거림과 함께
그는 다급하게 당신이 입은 군복의 소매를 걷고 주삿바늘을 쑤셔 넣습니다.
저항할 힘도 없는 데 말이죠!
헤즈가 싫어하는 기색을 내비친다면,
로먼은 악의가 없음을 증명하듯 양 손바닥을 들어 보입니다.
로먼:진정해요, 나는 네 편이거든요? 도우러 왔어요.
그 말을 증명하듯, 뻣뻣하던 당신의 몸에 금세 힘이 돌아옵니다.
로먼:해독제예요.
조명 빛에 의지해 현재 있는 곳을 확인해본다면,
이곳은 산더미 같은 시체의 산입니다.
헤즈: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로먼:네게 부탁할 것이 있어요.
오로지 너만 할 수 있는 일이에요.
로먼은 간곡한 표정으로 청합니다.
간단한 질의응답이 가능합니다.
헤즈:우와, 진짜 죽는 줄 알았네.... 도와줘서 고마워.
그런데 너도 100년 전이랑 모습이 똑같네. 사람 맞아? 크리쳐 아냐?
로먼:눈치챘나요? 나는 100년 전, 그 싸움에서 너랑 같이 죽었어요.
지금 이곳에 이렇게 존재하는 건, 율리우스가 간곡히 원했기 때문이죠.
율리우스는 너랑 같은 크리쳐였기에 죽지 않고 홀로 남았거든요.
헤즈:... 안드로이드가 된 거구나. 설마 율리우스가 그런 선택을 할 줄은 몰랐는데..
이게 중요한게 아니지. 부탁할 게 뭐야?
로먼:일단 부탁하려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부터 설명해야겠네요.
제오르지아 씨한테 아무 설명도 못 들었죠? 두루뭉슬하게 말하고 죽였을 게 뻔해요.
말하자면 살~짝 길어요.
당신이 죽은 이후 제오르지아씨도 안전지대에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했지만,
잘되지 않았어요. 그 직후에 크리쳐도 아닌 인간들에 의해 끔찍한 테러가 일어났거든요.
그때부터였어요, 제오르지아씨가 이상해진 게요.
로먼:어쩌면 그 전부터 망가져 있었을지도 모르죠. 아무튼,
이후 스스로 안전지대의 관리자를 자처하더니 반대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숙청해버리더군요.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그날 이후로 이상한 힘을 얻은 것 같았어요.
완전히 폐허가 되었던 안전지대도 하루 만에 수복되더니, 기이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죠.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만드는 기술따위 들어보지도 못했고…
이미 말했다시피, 나는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저 입력해둔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죠.
로먼:제오르지아씨는 율리우스의 소원대로 나를 되살렸지만,
율리우스는 내가 살아났기 때문에 더 불행해졌어요.
자, 이만큼이나 설명을 해 줬으니... 내가 부탁드리고 싶은 건 알겠죠?
나는 내가 로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율리우스를 소중히 여기게 되어있기 때문에, 율리우스가 더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건 나만의 의견이 아니에요.
로먼이 문 쪽으로 턱짓합니다.
그 외에도 세상을 떠나지 못한 망자들이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습니다.
로먼: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는 것만으로도 과거에 사는 우리는 죽을 수 있어요.
산 자들에겐 미래가 생기는 거죠.
자, 이제 뭘 해야 할지 알려줄게요.
단순히 지금의 나를 죽이는 것만으로는 안 돼요. 새로운 몸으로 다시 만들어질 테니까요.
나는 프로그래밍된 명령 때문에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지 못해서, 너와 접촉하길 기다렸어요.
하늘에 뜬 박스를 봤죠?
로먼:그 안에 모든 전력을 공급하는 ‘중앙 관리 체제’가 있어요. 그걸 부숴주세요.
이곳에 맞서 싸울 사람은 남아 있지 않거든요.
염치없지만, 제오르지아씨를 막을 수 있는 건 너뿐인 것 같네요.
헤즈: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헤즈: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이야기의 내막에 제삼자가 관여되어 있음을 깨닫습니다.
헤즈와 제오르지아를 알고 있고,
말도 안 되는 힘을 부여할 수 있는 자.
2부에서 만난 미고입니다.
알아낸다고 해도 당장 거처를 알지 못하니 별 수 없습니다.
헤즈가 부탁에 응한다면, 로먼은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로먼:자~ 중앙 관리 체제에는 반경 1km의 강력한 쉴드가 펼쳐져 있어요.
그걸 부수기 위해선 안전지대의 남쪽과 북쪽, 총 두 곳에서 쉴드의 약점 을 파괴해야 해요.
민간인에게 방해받거나 목격되지 않는 곳,
그리고 탄환의 사정거리 내에 있는 곳은… 여기예요.
각각 (구) AOC와 X제약 회사의 옥상입니다.
로먼:지금 위치는 AOC 건물의 지하예요. 이쪽부터 시작하는 편이 좋겠어요.
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제약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네요.
무운을 빌게요.
쉴드는 중앙 관리 체제 박스를 둘러싼 마력 장벽입니다.
쉴드 파괴는 정해진 사격 장소에서 대 크리쳐 살상탄으로만 가능하며,
이동하기 전 로먼이 헤즈에게 라이플을 제공합니다.
탄환의 수가 적기 때문에, 헤즈는 이 탄환을 쉴드 파괴 판정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안드로이드 및 대인 전투용으로 단도 역시 받습니다.
건물의 층수는 100년 전 그대로 36층이며,
헤즈는 지하 1층의 안드로이드 폐기 창고에서 옥상까지 올라갑니다.
00년 전의 사람인 당신을 알아볼 사람은 없으리라 안심하고 있나요?
안타깝게도, AOC를 지키는 안드로이드들은 지금부터 헤즈를 보면 공격합니다.
옥상으로 올라가며, 헤즈는 상승 판정을 합니다.
헤즈:좋았어, 도시를 원래대로 돌려놓고 제오르지아를 제 정신으로 돌려놓는다!!
기준치: 50/25/10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헤즈, 21명의 에너미와 조우합니다.
전투를 시작하기 전, 약식 전투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격 순서는 헤즈-안드로이드로 진행되며,
약식 룰이므로 반격 및 회피는 없습니다.
헤즈는 '비무장'을 판정하여,
성공 시 4D6을 굴려 '한 번에 몇 마리를 처리했는지'를 결정합니다.
판정 실패는 공격 실패로 취급하며, 재판정 없이 다음 순서로 넘어갑니다.
안드로이드는 순서가 올 때까지 남아있을 경우,
헤즈에게 1D5의 데미지를 입힙니다.
전투시작
헤즈:
비무장
기준치:70/35/14
굴림: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5
14
총 14명의 에너미를 처치했습니다.
잔여 개체 수 - 7명
안드로이드:#v
5
헤즈, 체력 5 감소.
헤즈:
단도
기준치:70/35/14
굴림: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8
모든 에너미를 처치했습니다.
헤즈:
기준치: 60/30/12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5
헤즈:
외모
기준치: 90/45/18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회의실
헤즈는 회의가 끝난 회의실에서 자료를 획득합니다.
현재의 안전지대를 관리하고 안드로이드를 운영하는 것은
중앙 관리 체제 라는 기계입니다.
내부 구조는 헤즈가 가진 지식으로 알아보기 힘드나,
막대한 마력이 소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요, 최소한 작은 나라의 국민이 가진 마력의 총량만큼은 있어야…
중앙 관리 체제가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하는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그게 안전지대 시민들의 마력을 원동력으로 삼아 돌아가고 있던 건가요?
문득, 올라가며 마주친 안드로이드를 떠올립니다.
생명을 운용하기 위해 생명을 소모한다,
제오르지아답지 않은 기이한 발상입니다.
헤즈: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50
판정결과: 실패
헤즈, 행운 판정합니다.
헤즈:
기준치: 60/30/12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헤즈, 27명의 에너미와 조우합니다.
전투시작
헤즈:
비무장
기준치:70/35/14
굴림: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3
13
총 13명의 에너미를 처치했습니다.
잔여 개체 수 - 14명
안드로이드:4
헤즈, 체력 4 감소.
헤즈:
비무장
기준치:70/35/14
굴림:81
판정결과: 실패
피해:5
11
총 11명의 에너미를 처치했습니다.
잔여 개체 수 - 3명
안드로이드:5
헤즈:(얼음의 방패 사용합니다.)
얼음의 방패
헤즈:1
헤즈, 체력 감소 없음.
헤즈:
비무장
기준치:70/35/14
굴림: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4
13
모든 에너미를 처치했습니다.
헤즈:
기준치: 70/35/14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8
헤즈: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자료실
헤즈는 옥상으로 향하던 도중,
자료실 문이 열린 것을 발견합니다.
공개할 수 있는 정보는 이곳에서 획득 가능합니다.
헤즈:
자료조사
기준치: 20/10/4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약 100년 전에 있었던 일이 적힌 자료를 획득합니다.
100년 전, 크리쳐를 신으로 모시던 사이비 종교의 테러로 인해
신정부와 안전지대는 한 번 더 괴멸되었습니다.
절망에 빠진 인류를 구원한 것은 제오르지아라고 하네요.
그는 직접 무너진 도시를 수복하고,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되살려냈습니다.
무언가 위화감이 들어 자료를 천천히 살펴보면,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안전지대가 파괴된 날짜와 정상적으로 동작하기 시작한 날짜가 너무나도 가깝습니다.
적어도 평범한 수단이 아니라는 건 알겠어요.
이런 건 이상해요.
제오르지아가 꼭, 옛 정부나 AOC의 상관들처럼 멀게만 느껴집니다.
헤즈가 방주에 대해 찾는다면 찾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기체 관련 기록은 거짓말처럼 소각됐습니다.
헤즈:
기준치: 70/35/14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기준치: 70/35/14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1
헤즈:
근력
기준치: 99/49/19
굴림: 4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NPC와 조우
헤즈는 AOC의 군복을 입은 사람과 조우합니다.
그는 당신을 보고 크게 놀란 나머지 뒤로 넘어집니다.
거의 유령이라도 본 듯한 반응입니다.
군인:또, 또 살아나 버린 건가요.
당신과 마주한 사람은 패닉에 빠진 듯 머리를 감싸 쥐고 주저 앉습니다.
군인:이상해요, 이건 이상하다고요.
당신의 시체를 처리한 건 저였는데요.
분명히 죽은 걸 확인했는데, 그 시체에 불을 지른 것도 저인데.
바람에 날려버린 재가 아직도 손에 만져지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난 거죠?
당신, 사람 맞아요?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재로 만들어버린 사람이 살아났다고요?
믿을 수 없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더는 회복력이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인걸요!
헤즈:
SAN Roll
기준치: 38/19/7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2 5
그를 추궁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없습니다.
그는 그저 말단일 뿐입니다.
그는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듯 그 자리에서 도망쳐 버립니다.
헤즈:
기준치: 70/35/14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2
헤즈:
민첩
기준치: 99/49/19
굴림: 76
판정결과: 보통 성공
NPC와 조우(2)
헤즈는 AOC의 마지막 크리쳐, 율리우스와 조우합니다.
당신에게 총구를 겨누던 율리우스는 경계하듯 묻습니다.
율리우스:방금 당신을 보면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져서 말입니다.
무슨 짓을 저지르신 겁니까.
헤즈:.... 네 파트너에게 부탁 받았어.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고 안드로이드의 가동을 전부 중지 시킬거야.
율리우스:... 그렇습니까?
그는 한숨과 함께 총을 내립니다.
율리우스:그렇다면 한 번쯤은 눈감아 드리겠습니다.
당신과 저는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크리쳐 동지기도 하고.
... 어쩌면 이런 것들이 더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이제는 너무 멀어져 버린 이야기입니다.
소중한 사람만 있으면, 그 외의 것들은...
상대가 비록 죽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라고 율리우스는 말하지 않았지만, 당신은 이해합니다.
로먼의 이야기입니다.
제 파트너를 떠올린 듯 그의 표정이 조금 심란해집니다.
진짜와 흡사하지만, 진짜가 될 수 없었던 소중한 사람의 안드로이드.
율리우스는 떠나기 전, 초코바를 건네주고 떠납니다.
여러 사건을 겪은 뒤에야 헤즈는 간신히 옥상에 도달합니다.
이 세계는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고,
그렇게 단언할지도 모르겠네요.
육중한 철문에는 엄중한 보안장치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고작 이런 장치로 당신의 침입을 막을 수는 없겠죠.
헤즈는 아무런 판정 없이 손쉽게 침입합니다.
회청색 세계 위,
눈이 휘날리는 허공에는 정육면체의 기계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아주 익숙한 뒷모습입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이곳은 클리셰 SF 세계관.
죽은 사람은 필요에 의해 안드로이드로 되살아나는 세계입니다.
그런 세계에, 최강의 군인이었던 당신만이 없을 리가 없잖아요?
지금의 안전지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중앙 관리 체제라면,
그걸 수호하는 자가 누구인지는 자명합니다.
안드로이드 헤즈:꼭 한 번쯤 만나보고 싶었어.
아니, 붙어보고 싶었다는 쪽에 가까우려나?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가볍게 웃습니다.
허름한 AOC 군복을 입은 헤즈와 대조적으로,
깨끗한 군복을 입은 그는 조금도 놀라지 않은 듯 오른쪽으로 길게 스트레칭합니다.
전투시작
헤즈:설마 있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있을 줄이야! 조금 소름 끼치네.
단도
기준치:70/35/14
굴림: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9
안드로이드, 피하려면 회피/민첩, 맞고 반격하려면 무기란에서 전투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안드로이드 헤즈:나만큼 유용한 인재를 가만 놔뒀을 리가 없지~
어때. 닮았다를 넘어서 완전히 똑같은 모습 아닌가?
단도
기준치:80/40/16
굴림: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6
헤즈, 체력 6 감소.
안드로이드, 체력 9 감소.
안드로이드 헤즈:
단도
기준치:80/40/16
굴림: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2
헤즈, 피하려면 회피/민첩, 맞고 반격하려면 무기란에서 전투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헤즈:그래봤자 넌 고작 기계야. 기계는 사람을 절대 이길 수 없어. 결국은 프로그래밍에 의한 계산값에 의지할 뿐이니까!
단도
기준치:70/35/14
굴림:93
판정결과: 실패
피해:6
헤즈, 체력 2 감소.
헤즈:
단도
기준치:70/35/14
굴림: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9
안드로이드 헤즈:그래도 말이야? 어떨 때는 기계가 인간보다 나을 때도 있거든.
그러니 제르가 죽은 인간을 안드로이드로 되살려 둔 거 아니겠어?
어떤 변수가 일어날 지 모르는 사람보다,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해서 붙잡아 두는 거지.
회피
기준치: 99/49/19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안드로이드 헤즈:
단도
기준치:80/40/16
굴림: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5
헤즈, 피하려면 회피/민첩, 맞고 반격하려면 무기란에서 전투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헤즈:너, 너...! 지금 제르라고 한거야? 제르?
제르는 나만의 애칭인데 그걸 네가 왜?
그렇게 부를 수 있는 건 오직 나 뿐이야!!
단도
기준치:70/35/14
굴림:93
판정결과: 실패
피해:7
단도
기준치:70/35/14
굴림:96
판정결과: 실패
피해:6
단도
기준치:70/35/14
굴림:88
판정결과: 실패
피해:3
헤즈:
단도
기준치:70/35/14
굴림:76
판정결과: 실패
피해:5
단도
기준치:70/35/14
굴림:98
판정결과: 실패
피해:5
단도
기준치:70/35/14
굴림: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4
안드로이드, 체력 4 감소.
헤즈, 체력 5 감소.
전투에서 승리했습니다!
안드로이드 헤즈는 차가운 옥상 바닥에 무릎 꿇은 채로 무너져갑니다.
그것은 가동을 멈춰가며 계속해서 질문합니다.
안드로이드 헤즈:매정하네~ 나도 너인 셈인데. 한 번 부른다고 닳는 것도 아니면서...
... 너, 정말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술 생각이야?
안드로이드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불쌍한 사람들이 있는데도?
저 사람들이 결정한 거잖아.
네게 남의 선택을 번복할 권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꿈을 꾸는 세계는 나쁠 게 없어. 비참한 현실보다는 꿈이 낫잖아. 안그래?
당신과 같은 신념은 아니지만,
안드로이드 헤즈 역시 스스로 생각한 정의를 위해 이곳을 지켜왔습니다.
헤즈는 쉴드를 부술 수 있습니다.
헤즈:... 그래, 부술거야. 안전지대의 시민들은 바라지 않겠지만 적어도 이 도시의 안드로이드들은 그걸 원하고 있어.
죽은 사람의 안식을 방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야. ...너희 도시의 사람들은 건강하게 이별을 할 줄 알아야 해. 그리고 살아가야 해. 다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본인을 위해서.
이미 떠난 사람에게 매달리면 분명 나중에 괴로워질거야. 너도 이번 기회에 학습해둬. ... 곧 죽겠지만. (쉴드에 라이플을 겨냥 후 방아쇠를 당긴다.)
헤즈가 쉴드를 부수면,
안드로이드 헤즈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당신에게 내밉니다.
안드로이드 헤즈:그래... 그렇구나.
하지만 나는 여전히 모르겠어. 계산대로 흘러가는 기계 따위이니, 자율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걸까.
나도 너처럼 인간이었다면, 같은 신념을 가졌을까?
... 미고의 전언이야. 나를 부수는 사람에게 전하라고 했었거든.
만나봐서 알겠지만, 제르는 널 헤즈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이렇게 말하는 나 역시 헤즈라고 인정받지 못했지만...
안드로이드 헤즈:이상하단 생각이 들진 않았어? 100년 전에 갑자기 사라진 크리쳐들.
그리고 아무리 죽여도, 심지어 불태워버려도 끊임없이 살아나는 너.
여기서 문제야.
너는 내가 가짜라고 생각하겠지.
그렇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너는 진짜 헤즈일 거라고 확신해?
헤즈의 안드로이드가 내민 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빔프로젝터입니다.
간단하게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허공에 홀로그램 영상이 재생됩니다.
그 영상 속에서 입을 떼는 자는,
v
네, 뻔하지 않나요?
미고입니다.
미고:헤즈님께.
마침내 여기까지 도달하셨군요.
저는 지구에 남았습니다만, 제오르지아씨에게 끊임없이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제 존재 자체가 그에겐 위협이겠지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또 다른 강자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면, 이 기기는 마지막 안드로이드가 회수해 당신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미고:이걸 보고 있다면 저는 이미 죽었다는 뜻이겠죠.
그리고, 당신은 여전히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고 있고요.
그런 당신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미 과거가 된 이야기입니다.
등 뒤에서 잠긴 문을 조금씩 비틀어 여는 소리가 들립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영상 속 미고는 후회 없이 편안한 표정입니다.
한 점 불안이 있다면,
그건 당신에게 전할 말을 전하지 못할까 봐 서두를 뿐,
지금의 그에게 목숨이 아깝다는 감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미고:당시의 저는 두 분의 소원을 하나씩 들어드리고자 했습니다.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당신은 분명히 소원을 빌었습니다.
살고 싶다고, 죽고 싶지 않다고 외쳤어요.
안타깝게도 당신에겐 육체가 남지 않았지만요. 그런고로, 그건 이룰 수 없는 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부순 악신은 사라져가며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가장 끔찍한 형태로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크리쳐는 아자토스에 의해 한순간에 기화했습니다.
미고:그리고 대기로 흩어져 당신의 영혼체와 결합했죠.
그러니까, 당신의 육체는 크리쳐입니다.
크리쳐가 된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된 크리쳐요.
당신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해 벙찌더라도,
홀로그램 영상 속 미고는 덤덤하게 당신을 응시합니다.
지금 당신의 몸은 당신의 것이 아니라는 건가요?
자, 여기서 묻겠습니다.
한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육체일까요, 영혼일까요?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죠?
당신은 누구인가요?
헤즈의 핸드아웃을 공개합니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됩니다.
미고:이미 아실지 모르겠지만,
안전지대는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소멸한 이후에도 인간들끼리의 분쟁으로 인해 괴멸되었습니다.
그때, 제오르지아님은 힘을 원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소원은 들어드릴 수 있었지만,
저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중앙 관리 체제, 그건 제가 직접 만든 시스템입니다.
미고:재료는 방주와 아자토스의 찌꺼기였죠.
거기에 제오르지아 님의 눈을 사용해 제오르지아 님께서 힘을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제오르지아 님의 상태가 그렇게 피폐해져 있었을 줄은,
파훼된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제오르지아님을 집어삼킬 줄은…
그 이후로 제오르지아님은 변했습니다.
제가 살해당한다면, 그 원인 역시 제오르지아님이겠죠.
제오르지아의 핸드아웃이 공개됩니다.
원숭이 발.
소원을 끔찍한 형태로 이루어준다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이것은 가장 절망적인 형태로 완성된 두 사람의 꿈입니다.
언젠가의 대화가 꿈결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미래를 기약하고,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웃고 떠들던 시절이 아득하게 멀어져갑니다.
당신이 알던 제오르지아는 이제 없습니다.
영원히 당신의 곁을 지키겠다 약속했던 그는,
100년 전 당신과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그저 그의 그림자만이 이곳에 홀로 남아
자신을 없애 달라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미고:전 아직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무슨 소원을 빌지는 대략 예상이 가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두었습니다.
빔프로젝터가 분해되며 하나의 탄환을 내밉니다.
끝부분이 열쇠처럼 생긴 그것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탄환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미고:쉴드를 부순다고 해도 중앙 관리 체제는 당신의 힘으로는 멈추지 않아요. 이 장치는 하나의 열쇠입니다.
그리고, 짐작 가능한 범위 내인 것은.
그 장치가 가동을 멈추면 연결된 제오르지아님 역시 죽어버립니다.
100년 이나 흐른 지금, 체제와 제오르지아님은 완전히 융합되었거든요.
그제야 당신은 생각해냅니다.
불쌍한 당신은 크리쳐의 몸을 빌려 제오르지아를 막으려 했고,
제오르지아는 당신을 죽여버렸죠.
그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흩어진 재에서 지금의 몸으로 재생되었습니다.
그저 정의를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요.
마침내 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뒤에서부터 느긋한 발소리가 들리자,
미고는 온화하게 웃으며 녹화 종료 버튼에 손을 올립니다.
이것이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유언입니다.
미고:저희의 시간은 인간과 다릅니다.
생명이나 목숨에 관한 견해 역시 그렇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까요, 미고는 넘치는 지식욕을 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만입니다.
저 역시 미고답게 제 욕심을 채웠을 뿐이죠.
그래서, 저는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제가 종족의 수치라거나 모자란 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미고:자처해서 이 거대한 흐름의 끝을 보고자 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뒤집힌 먹이 사슬도 재미있는 이야기예요.
덕분에 원하는 만큼 지켜보았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영웅의 일대기에 한 획을 그은 자가 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당신들을, 당신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를 정말로 좋아했어요.
안녕히.
철컥.
끔찍한 파열음과 함께, 일그러진 노이즈가 발생합니다.
홀로그램 영상은 그것으로 끝납니다.
안드로이드 헤즈 역시 가동하지 않으니,
당신은 빈 옥상에 홀로 남습니다.
깡통이 된 안드로이드와 빔프로젝터를 응시하고 있으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허무와 깊은 고독이 찾아옵니다.
헤즈:
SAN Roll
기준치: 33/16/6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탄환을 챙겨주세요.
헤즈가 발을 옮기기 전,
분해된 빔프로젝터에 불이 들어옵니다.
영상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일그러졌지만,
목소리만은 선명하게 들립니다.
어떻게 못 알아듣겠어요,
이건 제오르지아의 목소리인데.
제오르지아:아직도 포기하지를 않는구나?
다음은 X제약 회사, 맞지?
슬슬 지루하지 않게 내가 나서야 할 시기인 것 같아서 말이야.
올라와. 우리의 운명이 결정된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끝이 다가옵니다.
당시의 우리에게는 그곳에서의 결투가 마지막 같았지만,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때야말로 시작이었습니다.
헤즈는 X제약 회사로 향할 수 있습니다.
X제약 회사에 도착하면,
당신을 반기듯 모든 문은 열려 있습니다.
이곳 역시 테러 이후 체제의 힘으로 복구되어서 깨끗합니다.
관리실, 지하 4층의 제약 연구실, 옥상으로 갈 수 있습니다.
헤즈:(관리실을 살펴봅니다.)
관리실에 방문한다고 선언하면
재생되는 CCTV 영상이 전부 1부의 ‘그 영상’으로 교체되어 있습니다.
영상 속 헤즈는 이성을 잃고 미친 듯이 날뛰고,
제오르지아는 필사적으로 당신의 폭주를 막습니다.
그 모습이 지금과는 정반대인걸요.
그 외에도 저장된 다른 파일을 볼 수 있습니다.
건성으로 수천 개의 파일을 넘기던 헤즈는 익숙한 얼굴들을 발견합니다.
아주 옛날, 로먼과 율리우스의 영상입니다.
크리쳐와의 전투가 끝난 뒤 다친 율리우스를 업은 로먼이 황급히 제약 회사 내부에 들어옵니다.
그는 미친 듯이 율리우스에게 쓸 약을 찾다가,
율리우스가 결국 죽어버리자 괴로운 듯 옆에 주저앉습니다.
바보 같아요. 어차피 율리우스는 살아 날텐데.
두 사람을 보던 헤즈는 제오르지아와 함께하던 시절을 떠올립니다.
분명 어쩔 수 없었던 거겠죠.
그만큼 소중했으니까.
두 사람은 100년간 정말 행복했을까요.
헤즈는 결코 알지 못할 이야기입니다.
헤즈:(연구실로 이동합니다.)
남자가 엎드린 채 죽어있던 테이블,
편지를 발견했던 서랍,
전투를 펼쳤던 바닥,
무엇 하나 흔적도 남지 않은 장소입니다.
헤즈는 이곳에서 약을 입수할 수 있습니다.
헤즈:(옥상으로 이동합니다.)
활짝 열린 문,
옥상 난간에 기댄 제오르지아가 차가운 눈보라 속에서 당신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아니라, 훨씬 오래전부터 당신을 기다렸던 것만 같아요.
그의 등 뒤로 불길한 빛을 뽐내는 박스가 보입니다.
인사합시다.
당신이 모르는,
당신만 알지 못하는 악의에게.
헤즈:... 다녀왔어. 내가 해야 할 일도 기억이 났고.
네가 누군지 알았으니까 이젠 망설이지 않을거야. 넌 진짜 제오르지아가 아니니까.
제오르지아:... 그건 좀 슬프네, 이제는 너도 나를 나로 인정해 주지 않는 거야?
그보다 말이야. ... 그 미고가 뭘 남겨두고 가지 않았던가? 이미 가지고 있지?
그 열쇠를 부수고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면... 응, 완벽해 질 수 있겠네. 만족스러워.
이번에야말로 무언가 다르길 바랄게.
전투시작
헤즈:음, 네가 얼마나 강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겠어? 그래야 진짜 AOC 최강의 인류지.
내 존재의 이유는 사람들을 지키는거고 거기엔 너도 포함 되어있어. 나는 네가 편안해질 수 있게... 널 위해 싸우는거야.
그러니까, 내가 네게 총을 겨눌 이유 따위는 없어!
(쉴드를 겨냥합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0/40/16
고장:-
굴림: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13
제오르지아:하... 하하! 내가 편안해지길 바래? 나를 위해 싸워?
같잖은 소리 집어치워... 편안해지기를 바랬으면 그냥 같이 꿈속에서 파뭍혀 버렸어야지, 헤즈. 그딴 알량한 신념따위로 인간이 진정 행복해질 일은 없어.
네가 도시를 지켜낸다고 해서 모두가 네게 감사를 표하지는 않는다고.
... 그래, 그럼 나도 한 번 시도해볼까? 살상탄을 인간에게 사용하는 거.
인간의 움직임은 계산으로 예측할 수 없다는데, 그걸 내가 보여주는 거야.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5/42/17
굴림:8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19
헤즈, 피하려면 회피/민첩, 맞고 반격하려면 무기란에서 전투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헤즈:
민첩
기준치: 99/49/19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헤즈:하하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제르가 지금 인간이 아니라서인가? 100년 전이었으면 분명 좋아했을텐데..
눈 앞에 해피엔딩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는데 감히 여기서 어떻게 포기를 할 수가 있겠어. 제르가 테러로 인해 많이 힘들어했다고 들었어. 네가 인간을 증오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일부의 악한 인간들로 인해 선량한 사람들까지 피해를 보면 그건 정의로운 세상이라고 할 수 없어. 내 유지를 이을거였으면 그 정도는 생각해줬어야지. 아무튼, 옛날이고 지금이고 아자토스인지 뭔지가 문제라니까!
기억해 봐! 제르도 옛날에는 나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웠잖아. 정의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해하면 안돼. 그건.. 정의가 아니야. 독재지.
(다시 쉴드를 겨냥합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0/40/16
고장:-
굴림: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19
쉴드가 부서지고,
위태롭게 흔들리던 제오르지아의 정신이 붕괴합니다.
그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주저앉습니다.
헤즈: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낮게 읊조리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제오르지아:왜… 그날 죽은 게 내가 아니라 너였어야 했을까.
하늘 높이 걸려있던 체제가 멈추며 땅으로 떨어집니다.
하나의 별이 수명을 다해 아래로 추락하듯,
긴 조명이 꼬리처럼 달라붙습니다.
마치 운석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굉음과 함께, 주변으로 둥글게 바람이 퍼져나갑니다.
헤즈와 제오르지아의 옷자락과 머리카락 역시 크게 휘날렸다가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겨울에 어울리지 않는 따스한 바람입니다.
그와 동시에 안전지대를 이루고 있던 하나의 가짜 세계가 부서집니다.
화려한 조명이 흩어지며 검게 그을린 회색 벽이 드러나고,
관리 체제로 이루어진 것들이 붕괴합니다.
새하얀 빛이 번지며, 당신은 모든 것의 끝을 예감합니다
제오르지아는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수명을 다한 제오르지아 역시 빛에 휩싸여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깁니다.
제오르지아:도움이 되고 싶었어.
내가 더 노력하면 우리 둘 다 행복해 질 수 있으리라 믿었고.
그런데 말처럼 쉬운 건 아니더라.
헤즈, 열심히 싸워줘서 고마워.
이 정도면 충분해… 너는, 내 영웅이야.
안대가 끊어지고,
그 밑으로 흉하게 일그러진 눈가가 보입니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표정 아래에서 재회의 기쁨이 드러납니다.
너와 만나서 좋았어.
너와 다시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어.
마지막으로,
나도, 다녀왔어.
이어지는 말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한, 아주 조용한 멸망만이 찾아옵니다.
제오르지아는 사라집니다.
침식당해 괴로워하던 꼭두각시의 끈은 당신이 끊어주었어요.
그는 이제 편안할 거예요.
...
...
빛이 완전히 사라진 뒤 드러난 것은,
100년 전 테러 때문에 황폐해진 안전지대입니다.
한참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검게 그을리고 여기저기 무너진 건물 위로 새파란 것들이 하나둘 돋아납니다.
응축된 마력이 제 자리로 돌아가고,
안전지대에는 100년분의 생명력이 넘쳐흐릅니다.
곳곳에 꽃과 나무와 풀이 피어납니다.
헤즈의 발치에 핀 민들레가 따뜻한 바람을 타고 흔들거립니다.
엉망이 된 거리에는 가동을 멈춘 안드로이드가 나뒹굴고 있습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사람들도 보입니다.
갑자기 멈춘 안드로이드를 끌어안은 채 패닉에 빠진 사람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또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었습니다.
정말 이 방법이 옳은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절대적인 잣대란 쓸모를 잃은 지 오래인걸요.
부모의 손을 잡고 길을 걷던 아이 하나가
떨어지는 분홍색 꽃잎을 주워듭니다.
꽃잎은 헤즈의 이마 위에도 한 장 내려앉습니다.
자연스럽게 꽃의 출처를 찾던 헤즈의 시선이 한 폐허 앞에서 머무릅니다.
만개한 벚나무 아래의 시멘트 바닥에는 낯익은 얼굴의 사람들이 앉아있습니다.
율리우스는 자신의 어깨에 기댄 채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잠에 빠진 로먼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내립니다.
살랑이는 바람에 연분홍색 꽃잎들이 휘날립니다.
당신을 알아본 그는 조금 웃습니다.
율리우스:100년간, 깨어나지 못할 긴 꿈을 꾸는 듯 했습니다만.
당신은 후회 없는 선택을 하셨습니까?
...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로먼의 선택도 후회 없었으리라 믿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홀가분할 지도 모르겠군요.
…어쩐지 굉장히 졸린데, 지금 잠들면 평소와는 다른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요.
율리우스는 당신에게 작별 인사를 합니다.
당신은 이것이 잠시간의 단잠이 아님을 직감합니다.
끝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옵니다.
인간이든 아니든 말이에요.
파트너의 손을 잡고,
눈을 감은 율리우스는 다시 없을 만큼 안락하게 끝을 맞이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명을 다한 크리쳐의 편안한 죽음입니다.
또 하나의 꽃잎이 살랑거리며 잠든 이의 콧잔등에 내려앉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죽지 않기 위해 싸워온 이들이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지 않나요.
삶이라는 긴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는 것은 곧,
더는 바라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는 것,
혹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
다음이 궁금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도 분명 행복할 것을 확신하고 눈을 감는 것.
많이 힘들었나요,
지금까지의 모험담을 돌아볼까요.
돌아보면 거칠고 고된 싸움이었지만,
당신의 발자취는 한평생이라는 기나긴 시간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부 다 읽어냈다고 책을 덮기에는
가장 중요한 ‘결말’이 남아있잖아요?
언젠가는 당신에게도 그런 날이 올 거예요.
굳이 100년의 세월이 흐르지 않아도,
모든 것을 홀가분하게 내려두고 죽음에 몸을 맡기는 날이.
가장 아름다운 결말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미사여구가.
험한 길이라 해도 조금 더 걸어갑시다.
해야 할 일이 잔뜩 남았습니다.
아직 이 세상에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걸요
그러니 조금 더 살아볼까요.
분명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 거예요.
이 세계가 더는 클리셰 SF 세계관이 아니게 된다고 하더라도,
...
헤즈는 추락한 중앙 관리 체제를 회수하기 위해
안전지대 중심부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하지만,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움푹 팬 자리에
있어야 할 물건은 보이지 않습니다.
헤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새파랗게 돋아난 잔디 위로 무언가가 질질 끌린 자국을 발견합니다.
그 자국을 따라 걷는다면,
둔탁한 끌린 흔적에 불과하던 것은
50m쯤 지나자 어느덧 사람의 발자국처럼 모양이 변합니다.
그 발자국의 끝에는, 등을 돌린 사람 하나가 땅을 짚은 채 주저앉아 있습니다.
제오르지아와 똑같은 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이는
천천히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지나치게 긴 머리카락은 왼쪽 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드러난 심장부에는 열쇠 모양 탄환이 꽂혀있습니다.
신체 일부에서는 고압의 전류 가 흘러 곳곳에 청색 스파크가 일어납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의 귓가에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하던 미고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것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제오르지아와 같은 색의 눈에 당신을 담은 채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파트너와 똑같이 생긴 그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그 순간, 헤즈는 진부하게도 세상이 멈춘 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그는 교과서를 읽듯 또렷하고 기계적인 어조로 말합니다.
중앙 관리 체제:인사하겠습니다.
괴물이라기엔 지나치게 인간적이며,
중앙 관리 체제:저는 구 방주이며,
기계라기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중앙 관리 체제:구 중앙 관리 체제입니다.
인간이라기엔 지나치게 끔찍한 존재.
중앙 관리 체제:제오르지아라고 부르셔도 괜찮습니다.
사람이 아니게 된,
사람이었던 것들.
우리는 그것을 크리쳐라고 부릅니다.
오염되고 일그러진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살아 숨 쉬고 있어.
끝까지 맞서 싸운 누군가의 영웅,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후의 크리쳐들에게 이 시나리오를 바치며.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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